국립밀양등산학교
경남 밀양 | 문화 및 집회시설 | 제안공모 당선작 | 2021




    밀양등산학교의 부지는 가지산 도립공원의 등산객 주차장으로 30년 넘게 쓰이던 곳입니다. 주변의 산세와 풍광은 국립등산학교라는 생소한 이름의 건축이 들어서기에 알맞은 면도 있었지만, 계곡 옆을 거칠게 잘라낸 절토사면의 모습이 마치 오랫동안 아물지 못한 상처를 보는 듯 했습니다. 그 불편함이 내내 마음에 남았기에, 단순한 보존주의적인 접근을 넘어서 자연에 자리를 빌린 건축의 염치를 갖추고 싶었습니다.

   건축물을 지하로 끌어내리는 것에서 계획이 시작되었습니다. 실내 암벽장 조성을 위해 3층 높이 이상으로 기획된 초기 규모를 지상 2층으로 눌러 담기 위함입니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 절토는 지형 복원을 위한 성토에 재활용되었고, 그렇게 다시 돋아 올린 땅 위에 야외 활동의 중심 공간인 외부 마당을 조성했습니다. 

  마당은 대지의 비정형적인 형상을 따라 어슷한 모양으로 펼쳐졌고 그 주변으로 기능별 프로그램을 분산하여 배치하였습니다. 덩어리의 용도를 분리하여 크기를 작게 나누고 ㄴ자 형태의 분동 역시 계곡의 선을 따라 비스듬히 틀어 배치했습니다. 지하와 지상을 오르내리는 아트리움 계단실을 넓은 경사 지붕으로 덮어 지형적 단절을 형상으로나마 봉합하고자 했습니다. 

  본동의 교육실들은 절토사면을 덮은 오래된 넝쿨과 수풀을 바라보고, 분동의 카페테리아와 식당은 호박소 계곡을 바라보도록 배치했습니다만, 사업과 동시에 진행된 계곡 정리로 인해 기존의 청아한 풍경은 옅어졌습니다. 휴게 테라스는 기능적 필요에 따라 얼음골 방향으로 조망이 열리도록 배치한 반면, 전체 건축의 큰 틀과 방향은 계곡의 깊은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빗겨선 모습으로 배치했습니다. 부지에 들어서는 이들에게 건물보다 자연이 먼저 눈에 들어오길 바랐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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