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II    

  터파기 구경하러 간 날. 유압 브레이커, 일명 뿌레카가 암반 깨는 소리로 가지산이 쩌렁쩌렁 울린다. 겨우내 잘 자고 깨어났을 산짐승들, 산천초목 모든 생명체가 눈살을 찌푸리고 있을 것만 같아 내 미간도 같이 구겨진다.

   터파기 물량을 줄인다고 줄인 건데... 단면 계획을 잘못한 걸까 싶어 종단면도만 하염없이 들여다봤다. 3층 높이를 그대로 올리면 주변 산세며 나무, 하늘까지 다 가릴 것 같아 일부를 지하로 묻은 건데 그게 문제였을까. 건물을 들어 올려도 문제고, 내려 박아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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