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껄껄 웃어 넘겨 놓고는 결국 며칠간 잠을 설쳤다. 아무리 그동안 마음이 너덜해졌어도, 백설공주가 흑인일 수 없듯이 내 머릿속에 있던 등산학교는 그 색일 수 없었다. 현장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심각하고 애절한 목소리로.

  “소장님, 외장재 발주 들어갔나요?”
  “글쎄, 아직 안 들어갔을걸요. 확인해봐야 되겠는데요.”
  “제발! 지금 확인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통화를 끊고 곧바로 산림청에 전화를 걸었다. 이번엔 최대한 조심스럽게, 완곡하게, 정중하게, 감히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다는 듯한 톤으로, 그냥 처음 지정해드린 색으로 가면 안 되겠느냐고 물었다. 대답이 즉각 돌아왔다.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러시죠.”

   이번에도 전화를 끊고 혼자 깔깔 웃으며 환호를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참을 기뻐하고 좋아하다가 문득, 어쩌면 그동안 너무 많은 걸 지레 포기했던건 아닐까 하는 후회가 밀려오며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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