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영 공사의 경험은 2018년 여름. 정말 끔찍하게 더웠던 여의도 한강 공원에 한 달간 설치했던 파빌리온 프로젝트였다. 첫차로 출근해 떠오르는 해를 보며 말뚝도 박고, 자재도 나르고, 쓰레기도 줍다가 열두 시간 뒤에 모든 작업자가 떠나는 걸 확인하고 지하철에 땀을 뚝뚝 떨어트리며 귀가 후 건축사 시험공부를 하는, 그런 일과로 채워진 나날이었다.
나와 동갑내기였던 발주처 담당자는 어찌나 기준이 높고 까다로운지, 정말 쥐어짠다는 말이 딱 들어맞게 내가 낼 수 있는 최대치의 출력을 내게끔 만들고는 가볍게 오 좋은데요,라는 말만 남기는, 그래서 또 그 말이 듣고 싶어서 이를 악물게 만드는 그런 사람이었다.
7년 전 기억 하나로 날 찾아온 그도 무모했지만, 7년 전의 경험만 믿고 덥석, 함 해 보입시더라며 응한 나도 무모했다. 그동안 주변 지인들을 위한 자잘한 직영 공사는 몇 번 해보긴 했으나, 이렇게 발주처에게 설계안과 시공 결과를 동시에 평가받아야 하는 프로젝트는 없었다. 그는 어차피 악조건인 거 서로 다 아니까, 결과물이 조금 아쉽게 나와도 괜찮다며 다독였다. 당신 그런 사람 아닌 건 7년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그리는 일은 무엇을 남기는가? 글쎄, 만드는 일은 그런 순간들을 남긴다.
가성비 좋은 월 램프를 만들어보려고 금속 가공집, 아크릴 집을 오며가며 이케아와 문고리닷컴의 제품들을 기괴하게 변형시켜 벽에 걸어놓고는 HAY나 Innometsa에 납품하는 망상을 하다가 아크릴 연결부가 깨지면서 걸려있던 모든게 떨어져 박살이 나던 순간들.
디테일 하나를 결정하기 위해 볼트집에가서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결국 볼트 너트 한 세트를 서른개 살지, 마흔개 살지, 필요한 건 스무개 뿐인데 혹시 여분이 부족하진 않을지, 혹시 너무 많이 남아서 예산에 영향을 주진 않을지 또 낑낑 앓다가 굳은 결심 끝에 호쾌한 척 마흔개 달라고 외치고 얼마에요 물었더니 2천원만 달라던 그런 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