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내가 선택해서 일어난 일들과, 명백히 나에게는 책임이 없는 일들 모두를 합쳐서가 건축가의 결과물이다. 그것을 받아들이는게 오래 걸린다. 공모전에 당선된 지 5년이 지났고, 준공 사진을 촬영한 지 정확히 1년이 지났다. 여전히 그 사실을 질겅질겅 씹어 삼키는 중이다.

   홈페이지에, SNS에, 잡지를 통해 국립밀양등산학교를 소개하면서 다루고 싶었던 ‘건축적’인 이야기를 쓰는 중에 어딘가 나도 모르게 변명을 섞고 핑계를 찾고 있음을 깨달았다. ‘제가 사실은 더 잘할 수 있었는데요, 잘하고 싶었는데요’라는 방어적인 태도로 나의 결과물을 바라보고 있음이 느껴진다.

   어쩌면 어떤 기회를 망쳤다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의 ‘건축적’ 철학과 미감을 자랑하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게 되어 실패했다고 여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내게 그런 분명한 자랑거리가 없었기 때문에 결과물을 보며 허둥지둥 방황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이 당혹감은 그보다 더 궁극적이고 분명한 동기나 목표를 도중에 잃어버렸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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