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말한 그 공모전 있잖아, 심사위원 정해졌으면 명단 한번 보내볼래? 내가 봐줄게.”
자료를 보내고 잠시 뒤에 답장이 왔다.
“괜찮을 거 같다. 한번 잘 해봐.”
한동안 만들다 멈춘 제안서를 다시 열어보니, 이제는 시공비가 곱절은 들어갈 것 같은 순진한 계획안처럼 보였다. 그걸 한참 들여다보다가 “사업의 목표 분석” 페이지를 통째 지우고선 페이지 제목을 “사업의 문제점 분석” 으로 바꿨다.
이 공모 지침이 왜 엉터리이고 어떻게 착취적인지, 왜 불가능한지-조달청 공사 발주 자료를 뒤져가며 분석한 제안서를 남은 연휴 동안 만들었다. 그리고 연휴가 끝난 다음 날, 안동에 내려가 그걸 심통스럽게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