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공고 도서관 새로 고침
경기 안산 | 교육연구시설 | 인테리어 | 2024





   일곱 칸 남짓의 학교 도서관에 담아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당장 갖춰둬야 할 책도, 앞으로 꾸준히 갖춰 나가야 할 책도 잔뜩 입니다. 공간이 ‘수납의 논리’에 지배된다고나 할까요. 물론 책장이 곧 도서관의 본질이겠으나 책장 때문에 가기 싫은 공간이 되는 일은 없어야겠다 싶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자주 사용되는 모듈식 책장은 그 구조와 형태, 구축의 방식이 표준화,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한 칸의 크기, 그 칸에 들어갈 수 있는 도서의 수량. 학교와의 대화에서도 어느새 그 한 칸을 기준 단위처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건축의 방식도 다르지 않습니다. 3x6, 4x8 같은 자(尺)단위의 자재 규격, 벽돌과 블록의 표준 크기 같은 것들이 공간을 계획하는 기본 단위가 되곤 합니다. 건축의 기본 단위로 벽, 바닥, 천장을 만들고 그 벽을 책장으로 만들면, 책장이 아니라 책장 모양의 무언가가 될 테고, 그건 도무지 “책장이 곧 도서관의 본질”이라는 말에 어딘가 안 맞는 것 같았습니다. 
 
  책장이 본질이라면 그 본질이 직접 공간을 꾸리도록 해야겠죠. 책장을  가구가 아니라 건축의 단위 재료 삼아 배치하였습니다. 이동 경로를 유도하고 시선의 높낮이를 조절하며, 어딘가에 기대 앉아 책을 훑어볼 수 있는 배경이 되도록 책장을 놓았습니다. 그렇게 쌓인 담백한 평면이 흥미로운 단면을 만들고, 그 단면의 층위에 학생들의 시선이 깊은 곳까지 닿도록 바라며 만들었습니다. 나머지-천장을 가로 지르는 반원형의 구조물과 섬세한 조명 계획, 책장에 덧대진 마감-들은 그 뒤를 따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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